자기자본이익률 완전정복 | ROE 10% 이상 기업이 우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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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이익률 완전정복 | ROE 10% 이상 기업이 우량한 이유

트렌드X 2025. 12. 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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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을 때, 숫자가 가득한 재무제표 앞에서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PER, PBR, ROA, ROE... 알파벳 약자들이 마치 암호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이 중에서도 워렌 버핏이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지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ROE, 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회사 동료가 "요즘 ROE 10% 넘는 기업들 찾아보고 있어"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 저는 "10%가 뭐가 대단하다는 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행 적금 금리도 4%대인 시대에, 겨우 10%? 하지만 알고 보니 이 10%라는 숫자 뒤에는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함께 ROE가 무엇이고, 왜 10% 이상이 우량 기업의 기준이 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자기자본이익률과 ROE 10%
자기자본이익률과 ROE 10%

 

 

1. ROE, 도대체 뭘까요?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자본이익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주주들이 투자한 돈으로 회사가 1년 동안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계산 공식은 이렇습니다:

ROE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예를 들어볼까요? 한 기업의 자기자본이 1,000억 원이고, 1년 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100억 원이라면 ROE는 10%입니다. 주주가 1,000원을 투자했더니 100원의 이익을 만들어낸 셈이죠.

 

저는 처음에 이 개념을 이해할 때, 동네 빵집을 떠올렸습니다. 제가 5,000만 원을 투자해서 빵집을 열었고, 1년 후 순수익이 500만 원이라면 ROE는 10%입니다. 제 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기자본'이라는 개념입니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수하게 주주의 몫인 자본을 말합니다. 즉, ROE는 은행에서 빌린 돈이 아닌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냈는가를 보여줍니다.

 

 

2. 왜 하필 10%가 기준일까?

투자 업계에서는 통상 ROE 10% 이상을 우량 기업의 기준으로 봅니다. 그런데 왜 하필 10%일까요?

저의 경험상, 그리고 여러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수익률입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비용이 듭니다. 은행 대출 이자도 내야 하고, 주주들도 투자 수익을 기대하죠. 이런 자본비용이 보통 7~8% 수준입니다. ROE 10%라면 자본비용을 웃도는 진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지속 가능한 성장의 증거입니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중장기 ROE 목표를 10% 이상으로 설정했고, SK그룹도 ROE 10% 개선을 밸류업 계획으로 내놓았습니다. 대기업들이 이 숫자를 목표로 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10% 이상의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재투자하며 복리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이죠.

 

셋째,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워렌 버핏은 "최근 3년간 연평균 ROE 15% 이상"을 투자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LG경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적 우량 기업들은 평균 20% 이상의 ROE를 기록하는 반면, 국내 우량 기업은 10% 수준입니다. 즉, 10%는 우량 기업으로 가는 최소 기준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ROE 16.8%로 1위를 기록했고, HD현대일렉트릭은 무려 44%의 ROE를 보였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시장에서 '우량주'로 평가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3. 실제 투자에서 ROE는 어떻게 작동할까?

숫자로만 보면 ROE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실제 투자 수익으로 어떻게 연결될까요? 저도 궁금했던 지점입니다.

한 연구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ROE가 높은 기업들만 묶어서 투자했을 때 연간 약 9%의 투자 수익률을 얻었고, ROE가 낮은 기업들에 투자했을 때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ROE의 복리 효과를 생각해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ROE 15%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재투자하면, 자기자본이 매년 15%씩 불어납니다. 그리고 그 늘어난 자본으로 다시 15%의 수익을 냅니다. 이게 바로 복리의 마법이죠.

 

저는 실제로 제 포트폴리오에서 이를 경험했습니다. 2020년에 ROE 20% 수준을 유지하던 IT 기업에 투자했는데, 3년 후 주가가 2배 이상 올랐습니다. 물론 시장 상황도 좋았지만, 꾸준한 ROE 유지가 주가 상승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준 건 분명합니다.

 

미국 시장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최근 5년간 국가별 ROE 평균치와 주식시장 수익률을 비교한 연구에서, ROE와 ROA(총자산이익률) 같은 효율성 지표가 높은 시장일수록 주식 수익률도 높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기업의 본질 가치가 결국 주가에 반영된다는 증거입니다.

 

 

4. ROE 높은 기업 찾는 법

그렇다면 ROE가 높은 기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첫째, 증권사 HTS나 MTS의 검색 기능을 활용합니다. 대부분의 증권 앱에는 재무지표로 종목을 필터링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ROE 10% 이상, 혹은 15% 이상으로 조건을 설정하면 후보군이 나옵니다.

 

둘째, 3년 평균을 봅니다. 단 1년만 ROE가 높은 건 일시적 현상일 수 있습니다. 워렌 버핏의 조언처럼 최근 3년 평균 ROE를 보는 게 더 안전합니다. 꾸준함이 곧 경쟁력이니까요.

 

셋째, 업종별 비교를 합니다. IT 기업과 제조업, 금융업의 평균 ROE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업종 내에서 ROE가 높은 기업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증권업종에서는 키움증권이 16.8%로 동종업계 대비 높은 편이죠.

 

넷째, 재무제표를 직접 확인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ROE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숫자 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저는 매 분기마다 관심 종목 10개 정도의 ROE를 엑셀에 정리합니다. 추세를 보는 거죠. ROE가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은 좋은 신호이고, 반대로 하락세라면 그 이유를 찾아봅니다.

 

 

5. 경계해야 할 지점들

ROE가 만능은 아닙니다. 경계할 지점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첫째, 과도한 부채로 인한 높은 ROE입니다. ROE 공식을 다시 보면, 자기자본이 분모입니다. 부채를 많이 끌어와 자기자본을 줄이면 ROE가 높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레버리지입니다. 저는 ROE와 함께 부채비율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서 ROE가 높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둘째, 일회성 이익으로 인한 ROE 상승입니다. 부동산 매각이나 자산 처분 같은 일회성 수익으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하면 ROE도 따라 오릅니다. 하지만 이건 지속 가능한 수익이 아니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함께 보면서 일회성 요인이 있는지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셋째, 업종 특성을 무시한 비교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자본집약적 사업이라 ROE가 낮을 수 있고, IT나 바이오 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절대적 숫자만 보기보다는 업종 평균과 비교하는 게 필요합니다.

 

넷째, ROE만 보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ROE는 수많은 투자 지표 중 하나일 뿐입니다. PER, PBR, 부채비율, 현금흐름 등 다른 지표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저는 ROE를 '1차 필터'로 사용합니다. ROE가 좋은 기업을 추린 후, 다른 지표들로 최종 검증하는 방식이죠.

 

실제로 몇 년 전 ROE만 보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기업은 ROE 18%로 훌륭해 보였지만, 알고 보니 일회성 자산매각 이익이었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 중이었습니다. 그때 배운 교훈은 "숫자 뒤의 스토리를 읽어라"였습니다.

 

 

6. 함께 성장하는 투자자로

ROE 10% 이상이라는 기준, 이제 조금 이해가 되시나요?

저도 처음엔 복잡한 재무지표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이 숫자들이 결국 기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ROE는 그중에서도 가장 직관적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물론 ROE가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히 10% 이상의 ROE를 유지하는 기업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 성과를 안겨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요즘도 매 분기 관심 종목들의 ROE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10%라는 기준선을 넘는 기업들 중에서, 꾸준함을 보이는 곳들을 주목합니다. 일시적인 숫자가 아니라, 3년, 5년을 이어가는 탄탄함이 진짜 우량 기업의 증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다음번 투자 결정을 할 때, ROE를 한 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10%라는 숫자가 왜 의미 있는지, 그 기업이 주주의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숫자 뒤의 이야기를 읽는 투자자로 함께 성장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현명한 투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