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는 혹시 너무 나태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은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질책하곤 하는 게으름의 실체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오히려 이를 우리 삶의 동력으로 바꾸는 '동기부여 공식'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 역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번 계획했던 목표들을 끝까지 완수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음으로 미루거나, 하루쯤 쉬어도 괜찮겠지 하면서 점점 뒤로 밀리는 경험이 잦았죠. 사실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우리는 종종 이를 심각한 결함처럼 여기고 자책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 부르기만 해서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작은 실험부터 시작했습니다. "나의 게으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게으름이라 불리는 상태가 단순한 나태함이 아니라, 때로는 지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구나 '나태한 기질'에서 오는 죄책감을 떨쳐내고, 오히려 그 기질을 장점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제 경험과 함께 공유해보겠습니다.
굳이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느슨함'
흔히 우리는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성취를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실함과 꾸준함은 분명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계획적인 삶'에만 몰두하다가 번아웃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는 내 안에 분명 존재하는 게으름을 '느슨함'으로 해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와 미팅을 준비하다 보면 완벽주의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때가 많습니다. "이건 반드시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해!"라는 압박감이 커지면, 어쩐지 몸이 더 무거워지고 머리는 더욱 복잡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느슨하게' 시작해볼까?"라는 작은 허용을 해주는 순간, 마음이 한결 편해지며 오히려 집중력이 오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느슨함은 완벽하게 계획된 삶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연한 영감과 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가령, 엄격한 일정에서 벗어나 잠시 카페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들은 대화에서 업무 아이디어를 얻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는 계획된 공부를 잠시 미루고 산책을 나갔다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기도 했죠. 말하자면, 적절한 쉼표와 너그러움은 의욕을 회복하는 숨구멍이 되었습니다. 이 '느슨함'이야말로 게으른 기질에서 비롯된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죠.
'게으른 습관'에 숨어 있는 효율성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일어나도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어 "잠시만 더…" 하다가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미루는 습관은 겉으로 보면 비생산적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뇌가 스스로 휴식과 충전을 원하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런 '미루기'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과부하에 대한 일종의 자기보호 기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 뇌는 지친 상태에서 복잡한 일을 할 때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휴식을 요구하는 것이죠.
제가 속한 기계 설계 분야 역시 창의력과 체력이 동시에 필요한 업무가 많습니다. 몸이 피곤하면 당장 정밀한 설계나 도면 수정이 어려워지죠. 이때 억지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보다, "오늘은 정말 한계구나" 싶으면 짧게라도 자기만의 휴식을 갖습니다. 의식적으로 '게으름 타임'을 10~15분 정도 정해 놓고, 그 시간만큼은 업무와 철저히 분리된 자유로운 상상을 합니다.
이 짧은 휴식 동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때로는 메모장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적어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한 템포 쉬어가면, 오히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팀워크 협의에도 여유가 생기더군요.
결국 중요한 것은 '쉬는 시간'과 '몰입 시간'을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 설정입니다.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느껴졌던 게으름도 일정한 범위 안에서는 오히려 생산성을 높여주는 쉼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마치 운동 선수들이 고강도 훈련과 휴식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자동화와 루틴으로 '게으른 동력' 만들기
저축이나 투자, 혹은 자기계발 같은 장기적인 목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으른 내가 과연 투자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해 "한 번 알아놓으면 자동으로 굴러가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날 자동이체로 일정 금액이 적립식 펀드와 적금 계좌로 이동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시스템화해 놓으니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축이 알아서 굴러가니 '게으름' 덕분에(?) 잔고가 자동으로 채워지는 구조가 되었죠.
또한 게으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 방법을 찾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입니다. 제 동료 중 한 명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최대한 간소화하여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덕분에 팀 전체의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처럼 '귀찮음'이 오히려 혁신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욕이 넘칠 때 각종 자료를 미리 다운로드해 놓고, 예습 거리나 필요한 파일을 폴더에 정리한 뒤, 바쁜 날에는 굳이 세세하게 계획표를 짜지 않아도 한눈에 자료를 확인하고 필요한 것만 훑어봅니다.
또한 영상 강의는 1.5배속으로 들으며 중요한 부분만 메모하고, 책은 목차와 요약을 먼저 훑어본 후 필요한 부분만 집중해서 읽는 방식으로 학습 효율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루틴이 시스템으로 정착하면, 게으른 기질이 있어도 오히려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게으름'에서 오는 죄책감 내려놓기
혹시 지금도 자신을 가끔 '의지력이 약하다'며 자책하는 분이 계시다면, 한 번쯤 생각을 바꿔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일을 꾸준히 잘해내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부지런했던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마음속 한편에는 게으름이라는 본능적인 충동이 자리하고,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성취감과 만족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종종 우리는 SNS나 자기계발서에서 "아침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명상하고, 독서하는" 완벽한 루틴을 가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모든 날이 완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제 경우에는 "오늘 못했으니 내일은 꼭 해야지"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충분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바꾸었더니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압박감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죠.
오히려 "난 의지가 부족해"라는 부정적 딱지를 떼어내고, "가끔은 느슨해도 괜찮아"라고 받아들일 때, 가슴속 무거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그렇게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음 단계에 도전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훨씬 작아지고 더 멀리,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됩니다.
게으름을 나만의 추진력으로
'게으른 나'를 미워하기만 하면, 마음 한구석에는 늘 죄책감만 쌓입니다. 그러나 이를 자연스러운 기질로 수용하고, 효율적인 시간 분배와 자동화 시스템, 그리고 느슨한 루틴을 잘 활용한다면, 게으른 기질도 충분히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혁신과 발명이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라는 '게으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컴퓨터, 세탁기, 자동차 등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든 수많은 발명품들이 사실은 인간의 '게으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직장에 다니면서 불규칙해 보이는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의외로 많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얻고 있습니다. 때로는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삶은 마라톤이라죠. 한 번 페이스가 흐트러졌다고 해서 달리기를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천천히 걷기도 하고, 때로는 잠시 멈춰 쉬기도 해야 다음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저마다 속도가 다르고, 게으름도 그 속도를 조절하는 하나의 기제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습니다. 게으름이라 불리는 그 성향도 실은 우리만의 특별한 리듬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 글이, 자책감을 내려놓고 '게으른 나'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실마리가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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