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과자 한 봉지를 집을까 말까 망설였던 적 있으신가요? 가격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내려간다면 손이 훨씬 쉽게 가지 않을까요? 그런데 기업은 왜 그렇게 쉽게 가격을 낮추지 않을까요? 바로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개념이 오늘의 주제, '한계수익(Marginal Revenue)'입니다.
1. 한계수익이란?
한계수익은 한 단위의 상품을 더 판매했을 때 기업이 추가로 얻는 수익을 말합니다.
즉, 한 개 더 팔았을 때 얼마를 더 벌게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죠.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을 10개 팔아서 10만 원을 벌었고, 11개를 팔았더니 총 10만 8천 원이 되었다면, 11번째 상품이 가져다 준 수익은 8천 원입니다. 이 8천 원이 바로 '한계수익'입니다.
2. 총수익과의 차이점
많은 분들이 총수익과 혼동하기 쉽지만, 두 개념은 완전히 다릅니다.
- 총수익(Total Revenue)은 전체 판매량에서 발생한 수익
- 한계수익(Marginal Revenue)은 한 단위 추가 판매로 늘어난 수익
즉, 총수익은 전체 판을 보고, 한계수익은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 보는 셈입니다.
3. 가격을 내리면 한계수익은 늘어날까?
여기서 많은 초보 투자자나 창업자들이 착각합니다. “가격을 낮추면 더 많이 팔릴 테니 수익도 늘겠지?”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을 낮춰 한 개는 더 팔 수 있지만, 기존 제품들도 낮은 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체 수익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요가 탄력적이지 않을 때(가격을 내렸는데도 판매량이 별로 안 늘어날 때) 한계수익은 오히려 감소합니다.
4. 독점기업 vs 완전경쟁시장
한계수익은 시장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 완전경쟁시장에서는 한계수익 = 판매가격.
왜냐하면, 모든 기업이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이죠. - 독점시장에서는 한계수익 < 판매가격.
독점기업이 가격을 낮추면 전체 판매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 단위 더 팔 때 수익 증가분이 작아지는 구조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왜 거대 기업들이 함부로 가격을 깎지 않는지, 또 왜 소상공인보다 대기업이 가격을 더 쉽게 조정하지 못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5. 한계수익은 경영의 나침반
제가 예전에 온라인으로 위탁 판매를 시도했을 때, 처음에는 한 건당 수익이 높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더 많을 수익을 얻기 위해 할인 이벤트를 열었더니 구매는 늘었는데 총수익은 오히려 줄어들었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추가 판매로 얻은 한계수익이 점점 낮아졌기 때문이죠.
이 경험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얼마나 더 파느냐’보다 ‘얼마에 파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6. 정리하며: 수익의 질을 따지는 지표
한계수익은 단순히 얼마나 팔았느냐를 넘어, 수익의 질을 따지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을 잘 이해하면, 가격 전략, 마케팅, 심지어 투자 판단까지 훨씬 더 정교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격을 낮춰 많이 파는 전략이 항상 옳은 건 아닙니다. 때론 ‘하나 더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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