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어 쉽게 이해하기

ROE와 ROA 차이, 기업의 수익성을 보는 눈

트렌드X 2025. 4. 18. 06:06

"이 회사의 ROE는 20%인데 ROA는 5%밖에 안 된다고? 부채 비율이 너무 높은 거 아냐?" 회사 선배와 점심 식사 중 이런 대화를 듣고 고개만 끄덕였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나요? 재무제표 분석을 할 줄 알면서도 ROE와 ROA의 정확한 차이를 설명하라면 막상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투자의 기본이 되는 두 지표의 차이와 기업의 자기 자본 활용 능력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기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ROE와 ROA 차이
ROE와 ROA 차이

 

1. ROE와 ROA - 기업 수익성의 핵심 지표

투자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것이 '이 회사가 돈을 얼마나 잘 버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부터 신생 벤처기업까지, 결국 기업의 가치는 당기 순이익을 창출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이런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바로 ROE와 ROA입니다.

생각해 보면 회사의 매출액이나 당기 순이익만 보고 '이 회사는 돈을 잘 번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1조 원의 당기 순이익을 내는 회사가 있다고 해도, 그 회사가 100조 원의 자기 자본을 투자해 1조 원을 벌었다면 수익성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투자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지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볼 수 있는 ROE와 ROA가 중요한 것입니다.

 

2. ROE(자기자본수익률)란 무엇인가?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자본수익률로 번역되며, 기업이 주주가 투자한 자기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당기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주주들의 돈으로 얼마나 수익을 냈는가'를 나타냅니다.

ROE의 계산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ROE = 당기순이익/자기자본 ×100(%)


예를 들어, A회사의 당기 순이익이 100억 원이고 자기 자본이 1,000억 원이라면, ROE는 10%입니다. 이는 주주가 투자한 자기 자본 100원당 10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입니다.

ROE는 주주 입장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익률입니다. 예금 금리가 5%인데 회사의 ROE가 3%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그 회사 주식을 살 이유가 없겠죠? 일반적으로 ROE 15% 이상이면 자기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3. ROA(총자산수익률)란 무엇인가?

ROA(Return on Assets)는 총자산수익률로 번역되며, 기업이 보유한 총자산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당기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여기서 총자산은 '자기 자본 + 부채'로 구성됩니다.

ROA의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OA = 당기순이익/자기자본 ×100(%)


같은 A회사의 총자산이 2,000억 원이라면(자기 자본 1,000억 원 + 부채 1,000억 원), ROA는 5%가 됩니다.

ROA는 기업이 자금 조달 방법(자기 자본이든 부채든)에 상관없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경영 효율성을 평가하는 더 객관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재무제표 분석에서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4. ROE와 ROA의 핵심 차이점과 부채 비율과의 관계

ROE와 ROA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분모에 있습니다. ROE는 자기 자본만을 고려하지만, ROA는 총자산(자기 자본+부채)을 고려합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할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채 비율과 이 두 지표의 관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기업의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ROE와 ROA의 격차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채를 활용할수록 자기 자본 대비 더 많은 자산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B회사: 자기 자본 100억 원, 부채 0원(부채 비율 0%), 당기 순이익 10억 원
ROE = 10%, ROA = 10%


C회사: 자기 자본 100억 원, 부채 100억 원(부채 비율 100%), 당기 순이익 15억 원
ROE = 15%, ROA = 7.5%


C회사는 부채를 활용해 더 많은 사업을 했고, 전체적인 자산 효율성(ROA)은 B회사보다 낮지만, 주주 입장에서의 수익률(ROE)은 더 높습니다. 이처럼 부채 비율은 ROE와 ROA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5.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ROE 개선 전략

앞서 살펴본 ROE와 ROA의 차이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이 바로 '레버리지 효과'입니다. 레버리지 효과란 타인 자본(부채)을 활용해 자기 자본 수익률을 높이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레버리지 효과의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OE=ROA+(ROA−이자율)× 부채/자기자본
​ 
이 공식에서 알 수 있듯이, ROA가 이자율보다 높다면 부채를 늘릴수록 ROE가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ROA가 8%이고 이자율이 5%라면, 부채를 활용할수록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ROE가 상승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ROE를 개선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레버리지 효과는 양날의 검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ROE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부채 상환 부담으로 기업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은 경기 침체 시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ROE뿐만 아니라 부채 비율과 레버리지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6. 재무제표 분석에 ROE와 ROA를 활용하는 방법

재무제표 분석에서 ROE와 ROA를 함께 살펴보면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분석 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ROE와 ROA의 격차 분석: 두 지표의 차이가 크다면 기업이 부채를 많이 사용한다는 신호입니다. 재무제표 분석 시 ROE가 높더라도 ROA가 낮다면 과도한 부채로 인한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계열 분석: 단일 시점의 수치보다 여러 해에 걸친 추세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ROE와 ROA가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효율성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종 산업 비교: 같은 산업 내에서 경쟁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인 경쟁력을 평가해야 합니다. 재무제표 분석 시 은행업과 제조업의 적정 ROE와 부채 비율은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듀퐁 분석(DuPont Analysis): ROE를 매출이익률, 자산회전율, 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해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ROE 변화의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종합적인 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합니다.

ROE = 당기순이익/매출액 × 매출액/총자산 × 총자산/자기자본

 
실무에서는 Excel이나 투자 분석 도구를 활용해 이러한 재무제표 분석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정기 보고서를 통해 꾸준히 체크하면 투자 감각이 크게 향상됩니다.

 

7. 산업별로 달라지는 ROE와 ROA 해석법

모든 산업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별 특성에 따라 적정 ROE와 ROA 수준, 그리고 부채 비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재무제표 분석 방법도 달라집니다.

금융업: 은행이나 보험사는 높은 레버리지가 일반적이므로 ROE와 ROA의 격차가 큽니다. 은행의 ROA는 1% 내외로 낮지만,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ROE는 10%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제조업: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산업으로, 자산 회전율이 낮고 자기 자본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자동차나 중공업 기업들은, ROA 5~7%, ROE 10~15% 정도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IT/소프트웨어 산업: 유형자산보다 인적 자원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산 효율성이 높고 부채 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ROA와 ROE 모두 15% 이상인 경우가 많으며, 두 지표의 격차가 작은 편입니다.

유통/서비스업: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 자본으로 사업 운영이 가능하며, 자산 회전율이 높은 편입니다. ROA 8~10%, ROE 15~20%가 일반적이며, 레버리지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투자할 때는 해당 산업의 평균 부채 비율과 비교하여 기업의 ROE와 ROA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과 포스코, 현대제철 같은 중공업 기업은 재무제표 분석 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8.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ROE와 ROA의 함정

ROE와 ROA는 유용한 지표이지만, 맹신하면 위험합니다. 재무제표 분석 시 이 지표들의 한계점과 함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일시적 요인에 의한 왜곡: 자산 매각이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당기 순이익은 ROE와 ROA를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수익성인지 확인하려면 여러 해의 재무제표 분석이 필요합니다.

회계 처리 방식의 영향: 감가상각 방식, 재고자산 평가방법 등 회계 처리 방식에 따라 ROE와 ROA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 경영 성과와 관련 없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의 효과: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자기 자본이 감소하여 ROE가 상승합니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과는 무관하므로 재무제표 분석 시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부채 비율과 레버리지 효과의 위험성: 높은 ROE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부채로 인한 레버리지 효과로 ROE가 높아진 기업은 경기 침체 시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산업 특성 무시: 앞서 언급했듯,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본 집약적 산업은 본질적으로 ROA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는 ROE와 ROA를 다른 지표들(부채 비율, 이자보상배율, 현금흐름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재무제표 분석해야 합니다. 단일 지표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항상 위험합니다.

 

9. 실전 투자에 ROE와 ROA 활용하기

이제 우리가 배운 개념을 실전 투자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초기 스크리닝 도구로 활용: 투자 후보군을 좁힐 때 ROE와 ROA를 기준으로 1차 필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OE 10% 이상, ROA 5% 이상, 적정 부채 비율을 가진 기업들만 추려볼 수 있습니다.

가치 평가의 보조 지표: PER, PBR 같은 가치 평가 지표와 함께 사용하면 더 정확한 기업 가치 평가가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고 레버리지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는 기업은 더 높은 PBR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기 투자 대상 선정: 10년 이상 꾸준히 10% 이상의 ROE를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부채 비율을 유지한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업은 장기 투자에 적합합니다.

경영진의 자기 자본 배분 능력 평가: ROE와 ROA의 장기 추세는 경영진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분하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특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신규 투자 등의 의사결정에서 중요합니다.

위험 관리 도구: ROE가 높더라도 ROA가 낮고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은 경기 침체 시 주의해야 합니다. 재무제표 분석을 통한 철저한 위험 관리로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시에는 네이버 금융, FnGuide 같은 사이트에서 이런 지표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스크리너 도구도 활용해 보세요.

ROE와 ROA는 결국 기업의 돈 버는 능력과 자기 자본 활용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레버리지 효과와 부채 비율까지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재무제표 분석은 투자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