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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생기는 문제점 (국부론-연재28)

트렌드X 2025. 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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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한도를 늘려가며 생활비를 충당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에 시달리게 되는 것처럼,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공공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아담 스미스는 이미 250여 년 전 국부론에서 정부 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과연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생기는 문제점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생기는 문제점

 

1. 공공 부채 증가의 직접적 영향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는 이자 부담의 급증입니다. 마치 개인이 대출을 많이 받으면 매달 이자를 갚느라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정부 예산을 보면 국채 이자 지급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연간 약 60조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국채 이자로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정부 예산의 10% 이상에 해당합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정부의 부채는 마치 개인의 부채와 같아서,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다른 지출을 희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자 지급에 들어가는 돈이 늘어나면 그만큼 교육, 복지, 인프라 투자 등 다른 중요한 분야에 쓸 수 있는 예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복리 효과입니다. 부채가 늘어나면 이자도 늘어나고,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부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마치 신용카드 돌려막기와 같은 상황이 국가 차원에서 벌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 국가부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빠르다면, 이는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가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 시 더 높은 이자율을 지급해야 하므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2. 미래 세대에게 전가되는 부담

공공 부채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세대 간 형평성 문제입니다. 현재 세대가 누리는 혜택의 비용을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재 30대인 우리 세대를 생각해보면, 부모 세대가 만든 부채를 우리가 갚고 있는 동시에, 우리 세대가 만드는 부채는 우리 자녀들이 갚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마치 가계 부채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아담 스미스는 이에 대해 "한 세대의 사치가 다음 세대의 빈곤을 가져온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정부 부채는 GDP의 260%를 넘어서면서 젊은 세대들이 높은 세금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의 선택권 제약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부채 상환을 위해 세금을 올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하므로, 미래 세대는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선택할 여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발행한 국채는 향후 20-30년에 걸쳐 상환해야 합니다. 이는 미래의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교육이나 복지를 위한 예산 대신 과거의 부채를 갚는 데 세금을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기회비용입니다. 부채 상환에 들어가는 재원이 있다면, 그 돈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기회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3. 민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공공 부채 증가는 민간 경제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입니다.

정부가 대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금융시장에서 자금 수요가 늘어나 금리가 상승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거나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실제로 회사에서 설비투자를 계획할 때 대출 금리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데, 정부의 과도한 자금 조달로 인해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결국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집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문제입니다. 정부가 부채를 늘려가며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집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각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이 있었습니다.

 

세금 부담 증가도 민간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결국 세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세금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가처분소득과 기업의 순이익을 감소시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킵니다.

 

예를 들어, 부채 상환을 위해 소득세율을 올린다면 직장인들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가 감소하고, 이는 다시 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4. 정부 정책의 제약과 한계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정부의 정책 운용 능력도 크게 제약받습니다. 재정 정책의 여력 상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경기 침체 시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이미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어려워집니다. 마치 신용카드 한도가 다 찬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할 때와 같습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리스, 스페인 등 부채가 많았던 유럽 국가들은 재정 여력 부족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더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책 우선순위의 왜곡도 문제입니다. 부채 상환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교육, 연구개발, 인프라 투자 등이 후순위로 밀리게 됩니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정치적 불안정성도 증가합니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치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이는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경우 부채 위기 과정에서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겪었습니다.

 

국제적 신뢰도 하락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공공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국제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되고, 이는 환율 불안정과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개인과 기업이 대비해야 할 사항들

공공 부채 증가에 대비해 개인과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개인 차원의 대비책부터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세금 부담 증가에 대한 준비입니다. 공공 부채가 늘어나면 결국 세금 인상이나 새로운 세금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절세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금저축, IRP, ISA 등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동산 투자 시에도 세금 효율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 대비도 필수입니다. 공공 부채 증가로 인한 통화량 증가는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금 보유 비중을 줄이고 실물자산이나 주식 등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 차원의 대비책으로는 금리 상승 대비가 중요합니다. 공공 부채 증가는 금리 상승 압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거나 대출 비중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시장 다변화도 필요합니다. 국내 경제가 부채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해외 시장 진출이나 수출 확대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 전략 조정도 필요합니다. 공공 부채가 많은 국가의 국채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여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거나 해외 자산 투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보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정부의 부채 현황, 재정 정책 방향, 세제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아담 스미스가 250여 년 전 경고했던 공공 부채의 위험성은 오늘날 더욱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 모두 이러한 변화에 대비한 전략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공공 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시민으로서의 관심과 감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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